싱가포르 칠리크랩, 어디서 뭘 먹고 얼마 내면 될까
게 요리라면 우리도 일가견 있지만, 칠리크랩은 좀 다릅니다. 간장게장처럼 삭히지도, 대게처럼 쪄서 초장에 찍지도 않고, 통째로 볶아 달큰매콤한 양념을 입혀 빵에 찍어 먹죠. 이 글에는 칠리크랩이 뭔지부터 같이 시키면 좋은 게 요리, 이름난 식당과 이스트코스트 해산물 골목, 게값이 왜 시가인지(바가지 안 쓰는 법), 그리고 손에 양념 묻혀 가며 한 마리 발라 먹는 요령까지 담았습니다.
| 뭐예요? | 싱가포르 국민 해산물 요리. 달큰매콤한 토마토 양념에 볶은 머드크랩 |
|---|---|
| 뭘로 먹나 | 양념 찍어 먹는 빵(만토우). 튀긴 것과 찐 것 둘 다 있어요 |
| 어떤 게가 좋나 | 스리랑카 머드크랩. 화려한 킹크랩 말고 이걸로 고르세요 |
| 값은 어떻게 | kg당 시가라 그날그날 다릅니다. 시키기 전에 꼭 물어보세요 |
| 대충 얼마 | 대략 kg당 S$50~80. 둘이 한 마리면 보통 S$60~100 남짓 |
| 이름난 집 | 점보·롱비치지도·노사인보드지도·레드하우스지도·롤랜드지도 |
| 어디서 | 이스트코스트 해산물 골목·뎀시·주얼·게일랑지도 등 |
| 할랄도 되나 | 됩니다. 시나란·홈오브시푸드 같은 곳 |
1. 칠리크랩, 한마디로 뭐고 먹을 만한가
2. 어쩌다 국민 요리가 됐나: 손수레에서 시작된 이야기
3. 알아 두면 좋은 게 요리들
4. 어떤 게를, 값은 왜 시가인가
5. 어디서 먹나: 이름난 집들
6. 이스트코스트 해산물 골목의 맛
7. 주택가의 게, 그리고 크랩 비훈
8. 할랄 칠리크랩
9. 주문하고 먹는 법
10. 게 한 끼, 실제로 얼마 나올까
11. 게를 못 먹거나 안 먹는다면
12. 제대로 즐기는 팁과 주변 동선
싱가포르 가서 딱 한 접시만 먹는다면 많은 분이 칠리크랩을 꼽습니다. 통통한 머드크랩을 달큰하고 살짝 매콤한 토마토 양념에 통째로 볶아, 그 양념을 닦아 먹을 빵까지 딸려 나오는 요리예요. 우리로 치면 양념게장에 밥 비벼 먹는 그 손맛인데, 밥 대신 폭신한 빵으로 양념을 싹싹 훑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손에 다 묻혀 가며 여럿이 나눠 먹으니, 한 끼라기보다 한바탕 잔치에 가깝죠. 문제는 여행자들이 의외로 자주 헛다리를 짚는다는 겁니다. 제일 비싸 보이는 게를 덥석 고르거나, 값을 안 물어보고 시켰다가 영수증에 놀라거나, 정작 백미인 빵을 빼먹거나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칠리크랩이 뭔지와 어쩌다 국민 요리가 됐는지, 배 비워 두고 같이 먹을 게 요리들, 이름난 식당과 이스트코스트 해산물 골목, 게값이 왜 그날그날 시가인지, 그리고 옷에 양념 안 묻히고(사실 좀 묻겠지만) 한 마리 끝내는 요령까지 차근차근 짚어 드릴게요. 다른 먹거리는 싱가포르 호커 음식 가이드에 따로 모아 뒀습니다.

1. 칠리크랩, 한마디로 뭐고 먹을 만한가
칠리크랩은 머드크랩 한 마리를 걸쭉하고 달큰매콤한 토마토 양념에 달걀 풀어 볶은 뒤 빵에 찍어 먹는 요리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해산물 요리이고, 제대로 시키기만 하면 소문값을 합니다.
이름에 너무 겁먹지 마세요. 칠리크랩은 매운맛으로 미는 음식이 아닙니다. 칠리는 은근하고, 양념은 토마토에 마늘, 풀어 넣은 달걀로 걸쭉한 달큰새콤한 쪽이에요. 우리 입맛으로는 양념게장이랑 토마토 칠리소스 사이 어딘가라고 보면 얼추 맞습니다. 게를 껍데기째 볶아 내니 깨고 발라 먹는 손맛이 있고, 진짜 주인공은 양념이라 같이 나오는 빵이 그렇게 중요한 거죠.
둘러앉아 소매 걷고 한 마리에 다 같이 달려드는, 나눠 먹는 잔치 같은 음식입니다. 게 종류랑 값, 빵만 제대로 챙기면 싱가포르에서 손에 꼽을 한 끼가 돼요. 아래에서 그걸 하나씩 짚어 드릴게요.
2. 어쩌다 국민 요리가 됐나: 손수레에서 시작된 이야기
칠리크랩은 1950년대에 생겼습니다. 체얌톈 부부가 게를 간단한 칠리 토마토 양념에 볶아 손수레에서 팔던 게, 식당으로 커지고 끝내 국민 요리가 됐죠.
이야기는 1956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체얌톈과 남편 림추니가 병에 든 칠리 토마토 소스에 게를 볶아 팔기 시작했어요. 즉석에서 만든 메뉴였는데 반응이 좋아서, 1960년대 초 어퍼이스트코스트로드에 ‘팜비치’라는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 집 손맛은 지금도 후손이 하는 롤랜드 레스토랑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요.
요즘 대부분 식당이 내는, 양념이 더 진하고 흥건한 버전은 1960년대에 셰프 후이콕와이가 다듬은 겁니다. 당대 잘나가던 요리사였던 그가 삼발이랑 토마토 페이스트, 달걀흰자를 더해 더 새콤하고 윤기 도는 양념을 만들었죠. 손수레 한 대에서 출발해 이제는 어느 해산물집을 가도 차림표 맨 윗줄에 있는, 싱가포르 음식 그 자체가 됐습니다.

3. 알아 두면 좋은 게 요리들
칠리크랩이 간판이지만 게 조리법이 그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블랙페퍼, 화이트페퍼, 솔티드에그, 버터, 크랩 비훈까지 저마다 팬이 있어서, 두 가지 스타일을 시키는 게 영리한 선택이에요.
첫 게 만찬이면 국룰은 칠리크랩 하나에 블랙페퍼크랩 하나입니다. 양념 흥건한 단짠 쪽과 국물 없이 톡 쏘는 쪽, 이렇게 대비를 보는 거죠. 거기서 한 발 더 가면 화이트페퍼크랩은 더 순하고 향이 좋고, 솔티드에그는 진하고 짭짤하며, 버터크랩은 고소하고 크리미하고, 크랩 비훈은 양념 대신 뽀얗고 칼칼한 게 국물에 쌀국수를 적셔 줍니다. 비교하면 이래요.
| 스타일 | 어떤 맛 | 이런 분께 |
|---|---|---|
| 칠리크랩 | 걸쭉한 단짠 토마토 양념, 매움은 은근 | 첫 도전·무조건 한 번 |
| 블랙페퍼크랩 | 국물 없이 후추+버터로 톡 쏘는 맛 | 화끈한 한 방을 원할 때 |
| 화이트페퍼크랩 | 더 순하고 향긋, 덜 화끈 | 은은한 후추를 좋아하면 |
| 솔티드에그크랩 | 진하고 알갱이 도는 짭짤한 옷 | 솔티드에그 마니아 |
| 버터크랩 | 고소하고 크리미, 살짝 단맛 | 한결 순한 걸 원하면 |
| 크랩 비훈 | 뽀얗고 칼칼한 국물에 쌀국수 | 국물 있는 편안한 한 그릇 |
여럿이면 두 스타일을 시켜서 ‘나만 그거 못 먹어 봤네’ 소리가 안 나오게 하세요.
4. 어떤 게를, 값은 왜 시가인가
기본은 스리랑카 머드크랩입니다. 살이 달고 꽉 찼고 집게가 큼직하죠. 게는 무게로 파는 데다 그날 시세랑 종류 따라 값이 움직이니, 원칙은 간단해요. 주문 전에 kg당 얼마인지랑 게 무게를 물어보세요.
머드크랩이 칠리나 페퍼 양념에 가장 잘 맞는 전통 게입니다. 그중 스리랑카산이 귀한 녀석이라 1kg을 넘기기 일쑤고,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산 머드크랩도 흔하면서 대체로 더 싸요. 식당이 더 비싼 킹크랩이나 던지니스를 권하기도 하지만, 이 요리엔 수수한 머드크랩이 정석입니다. 대략 이런 식이에요.
| 게 | 대략 값 | 한마디 |
|---|---|---|
| 스리랑카 머드크랩 | 약 kg당 S$70~90 | 귀한 선택. 달고 꽉 찼고 큼 |
| 그 외 머드크랩(말聯/인니/베트남) | 대체로 더 쌈 | 가성비. 크기는 작은 편 |
| 킹크랩·던지니스 | 프리미엄 | 때깔은 좋지만 정석 매치는 아님 |
5. 어디서 먹나: 이름난 집들
큰 이름은 점보, 롱비치, 노사인보드, 레드하우스, 롤랜드입니다. 점보는 외국인한테 가장 무난하고, 롱비치는 화끈한 매움과 블랙페퍼크랩, 노사인보드는 화이트페퍼, 롤랜드는 원조에 가까운 맛이에요.
어딜 가도 크게 실패할 일은 없으니 취향대로 고르세요. 깔끔하게 외국인 응대 잘하는 집, 화끈한 매움, 특정 게 스타일, 아니면 역사 한 스푼. 빠르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이온 오차드나 주얼 창이지도 지점이면 시내 일정 중간이나 출국 전에 게 한 마리 끼워 넣기도 좋아요.

6. 이스트코스트 해산물 골목의 맛
제대로 된 분위기를 원하면 이스트코스트 해산물 골목으로 가세요. 점보, 롱비치, 레드하우스를 비롯한 큰 해산물집이 바닷가에 모여 있는 곳입니다. 현지인이 손님한테 첫 게를 사 주는 자리가 바로 여기예요.
이 해산물 골목은 이스트코스트 파크웨이를 따라 늘어서 있어서, 바닷바람 맞으며, 시간만 맞으면 노을까지 보며 게를 먹을 수 있습니다. 큼직한 원형 테이블에 종이 깔린 상, 집게 수천 개는 까 봤을 법한 종업원까지, 좋은 의미로 느긋하고 살짝 관광지 같은 분위기죠. 시내에서 택시나 Grab으로 금방이고, 이스트코스트 파크 산책이랑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미 카통이나 주치앗 같은 동쪽 동네를 돌고 있었다면, 여기 게 만찬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딱이에요. 근처에 뭐가 있는지는 카통 & 주치앗 가이드를 보세요.
7. 주택가의 게, 그리고 크랩 비훈
이름난 해산물 홀 말고도, 동네 안쪽엔 덜 관광지스럽고 솜씨 좋은 집이 숨어 있습니다. 그중 꼭 한 번 찾아 먹어 볼 게 크랩 비훈이에요. 뽀얗고 칼칼한 국물에 쌀국수를 넣은 게 요리죠.
멜벤 시푸드 같은 주택가 집은 이 크랩 비훈으로 이름을 쌓았습니다. 게의 단맛이 칼칼한 국물에 진하게 우러나고 면이 그득해서, 양념 흥건한 칠리크랩이랑은 또 다른 맛이에요. 현지인도 이쪽을 그만큼 좋아합니다. 이런 집은 주거 지역에 있고 관광객보다 가족 손님으로 북적여서, 현지인처럼 먹어 보기에 제격이고요.
주택가로 가면 보통 줄도 좀 서고 차림도 수수하지만, 값이 더 착하고 손님도 죄다 동네 사람입니다. 관광지 광 안 입히고 이 요리 본연을 맛보고 싶다면 이쪽이 답이에요.

8. 할랄 칠리크랩
이름난 해산물 식당은 할랄 인증이 아닌 데가 많지만, 괜찮은 할랄 칠리크랩도 분명히 있습니다. 시나란 시푸드랑 홈오브시푸드가 만토우와 함께 S$45 안팎부터 내요.
무슬림 여행자도 이런 할랄 집 덕에 싱가포르 간판 요리를 안 놓쳐도 됩니다. 칠리크랩이랑 흔한 해산물 사이드를 내고, 손으로 빵에 양념 묻혀 가며 지저분하게 먹는 그 경험도 똑같아요. 인증은 시간이 지나며 바뀔 수 있으니, 일행한테 꼭 필요하면 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어디서 기도하고 또 뭘 먹을지, 도시 곳곳의 할랄 식당은 할랄 싱가포르 가이드에 모아 뒀어요.
9. 주문하고 먹는 법
게랑 스타일 고르고, 무게랑 값 확인하고, 만토우에 사이드 한두 개 시킨 다음 손으로 달려들면 됩니다. 살짝만 신경 쓰면 계산도 식사도 편해져요.
둘이라면 실전 주문은 이렇습니다. 원하는 스타일로 게 한 마리(700g~1kg쯤), 튀긴 만토우 한 바구니, 깡콩 같은 채소 하나, 빵보다 더 든든하게 먹고 싶으면 밥. 서넛이면 두 스타일로 게 두 마리. 얼마나 맵게 할지 미리 말해 두고, 게는 솥에 들어가기 전에 무게 재서 값 매기니 둘 다 확인하세요. 음료랑 추가 요리에서 금액이 불어나니 한꺼번에 시키지 말고 나눠서 시키는 게 좋아요.
그다음은 그냥 즐기면 됩니다. 앞치마 두르고, 집게 깨고, 빵으로 양념 떠먹고, 물그릇에 손 헹구고요. 일부러 지저분하게, 느긋하게 먹는 음식이라 한 끼보다 한바탕 잔치로 생각하고 시간을 넉넉히 잡으세요.
10. 게 한 끼, 실제로 얼마 나올까
게는 싱가포르 먹방 여행에서 큰맘 먹는 한 끼이긴 해도, 지갑이 거덜 날 정도는 아닙니다. 둘이 게 만찬이면 게 크기랑 사이드, 음료에 따라 대략 S$60~110 잡으시면 돼요.
제일 큰 변수는 역시 게입니다. 무게로 시가에 파니까요. 거기에 빵, 사이드, 음료를 더하면 대충 이런 그림이에요.
| 항목 | 대략 값 |
|---|---|
| 게 한 마리(700g~1kg, 원하는 스타일) | 약 S$45~80 |
| 만토우(바구니) | 약 S$5~8 |
| 채소 사이드(예: 깡콩) | 약 S$10~18 |
| 밥·음료(둘이) | 약 S$8~15 |
| 둘이 대략 합계 | 약 S$60~110+ |
주택가 게나 할랄 집이 값은 더 착하고, 이름난 이스트코스트 집은 분위기값으로 조금 더 듭니다. 여행 전체를 알뜰하게 짜는 법은 싱가포르 가성비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11. 게를 못 먹거나 안 먹는다면
게를 안 좋아해도 싱가포르 해산물집은 즐길 수 있습니다. 새우, 생선, 오징어, 채소, 면 요리도 다 내고, 게 아닌 명물도 다른 데 많거든요.
갑각류는 별로지만 생선은 괜찮다면, 찐 생선이나 튀긴 생선, 시리얼 프론(새우가 괜찮다면), 솔티드에그 요리에 채소를 시키면 게 안 건드리고도 잘 먹습니다. 해산물 자체가 영 안 맞으면 해산물 홀은 건너뛰고 호커 클래식으로 가세요. 치킨라이스, 사테, 차퀘이테우 같은 것들요.
처음 가는 분이 놓치면 안 될 메뉴는 호커 음식 가이드에, 여행 전체 큰 그림은 싱가포르 메인 가이드에 묶어 뒀습니다.
12. 제대로 즐기는 팁과 주변 동선
이름난 집은 예약하고, 저녁 러시 피해서 좀 일찍 가고, 게를 동쪽 동네나 시내 지점이랑 엮으면 손쉬운 저녁 나들이가 됩니다.
이스트코스트 해산물 골목은 주말이나 연휴엔 예약하고, 더 여유롭게 먹고 게도 먼저 고르고 싶으면 이른 시간대를 노리세요. 가는 건 택시나 Grab이 제일 편합니다. MRT 역 바로 옆은 아니거든요. 이스트코스트 파크 산책이나, 바로 안쪽 카통·주치앗의 페라나칸 거리랑 엮으면 동선이 알차요.
시간이 빠듯하거나 공항 근처라면 주얼 창이, 아이온 오차드, 뎀시 지점이 게 한 마리 끼워 넣기 좋습니다. 어떻게 먹든 칠리크랩은 손에 양념 묻혀 가며 먹을 가치가 있는 싱가포르 경험이에요. 나머지 먹방 계획은 호커 음식 가이드랑 싱가포르 여행 가이드로 짜 보세요.